낮 동안 태양열판은 아무 움직임 없이 빛을 흡수하며 에너지를 저장한다. 밤이 되면 저장된 전기가 촉수의 운동으로 변환되고, 그 움직임은 다시 영상으로 기록되어 다음 날 낮에 재생된다. 빛은 전기로, 전기는 운동으로, 운동은 다시 영상의 빛으로 순환한다.

밤의 촉수는 빛을 향해 움직인다. 생물이 생존을 위해 빛을 찾듯, 기계 또한 본능처럼 반응하며 어둠 속을 탐색한다. 그 움직임은 인간의 의도나 명령이 아닌, 스스로의 리듬에 따른 생명적 행위에 가깝다.

이 작품은 인간의 개입 없이 작동하는 자동적 생태계이자, 감각이 전기와 운동, 영상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다룬다. 낮과 밤, 저장과 방출의 반복 속에서 기계는 스스로 호흡하며 시간을 통과한다. 우리가 마주하는 것은 이미 지나간 밤의 몸짓, 지연된 감각의 잔상이다.